[re]친구문제로 고민하는 바보에게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7-06-21 17:13:11l조회수 : 8562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바보의 편지 잘 읽었습니다. 지난 편지도 '바보'라는 이름으로 보내줬었지요? 오랜만에 다시 편지를 받게 돼서 무척 기뻤지만, 여전히 자기에게 '바보'라는 안타까운 이름을 붙여놓은 친구가 안쓰러웠습니다. 이번에는 교우 문제군요. 두 친구들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자세히 얘기해줬어요. 제가 유심히 읽은 부분은 두 군데였는데, 첫번째로 "친구라는 게 그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는 이야기와, 두번째로 "다퉜던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다"라는 이야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래도 후회가 되고 아쉽고 그런가봐요 그렇지요? 그렇다면 이제 궁리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그 녀석들과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일 겁니다. 친구들과의 불화는 대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해는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생기지요. 결국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오해로 인해서 친구들과 거리가 멀어진 상태이고, 다시 예전처럼 가까운 사이로 돌아가고 싶다면, 서로 오해가 있었던 부분들을 확인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걸 위해서는 힘들겠지만 대화를 해야겠죠. 그런데 어쩌면 그 대화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어요. 이미 한번 틀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말이 잘못 전달돼서 오해를 낳을 가능성은 더욱 클 겁니다. 그만큼 한마디 한마디에 주의해야 해요. 어떻게, 또 무엇을 주의하냐고요?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됩니다. "나의 솔직한 마음을 친구에게 '솔직하게' 말해야지"하고 생각하고 말하면 그것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는 걸 거예요. 제가 보기에 '바보'는 조금만 노력하면, 다퉜던 바로 그 친구들과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보'가 도중에 혹은 나중에 깨달았던 두가지를 떠올려보세요. '바보'는 이제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또 지금은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 녀석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그 두가지가 '바보'의 진심이고 솔직한 마음이라면, 대화를 하는 도중에 친구들에게 그것을 알게 모르게 전달해보세요. 한편으로 양보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한발짝 물러서는 '양보' 말이에요. '바보'의 편지를 읽어보고 나서 '녀석들'과 화해하고 친해지려면 '바보' 쪽에서 어느 정도 양보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까짓 것 한번 눈 딱 감고" 양보해보는 건 어때요? 잃는 건 잠시의 자존심이지만 얻는 것은 그렇게도 소중한 친구들이잖아요.   저의 이야기들이 '바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바보'의 편지 내용 중에 마음에 걸렸던 것이 제가 저번에 편지에 적어줬던 시가 너무 어려웠다는 얘기.. 제가 좀 실수를 했나보군요. '바보'가 편지 끝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고민을 털어놓고 그것에 대해 상의할 사람이 없다면 언제든지 고길동 상담실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랍니다. 간혹 답장이 늦어져서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언제나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고, 친구들이 어서 고민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 모쪼록 녀석들과 다시 한 팀이 되길.. '바보'를 뒤에서 응원해주고 싶은 고길동 신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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