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하는 압박주지마세요 에게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7-06-14 17:56:54l조회수 : 8716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친구의 고민 잘 들었어요. 대학에 가지 않기로 했던 선택을 후회하고 있군요.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동안 주위의 냉담한 반응과 자신의 확실치 못한 결심때문에 많이 초조하고 불안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먼저 아직 늦지 않았다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을 수도 있으리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군요. 오히려 1년동안의 방황이 친구의 남은 삶에 든든한 밑거름으로 쓰일 지도 모릅니다.   갈등과 후회의 문제에 있어서 과거라는 단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래와 미래를 향한 현재만이 중요하겠지요. 친구는 힘들겠지만 예전의 결심을 다시 곱씹어 보는 일과 함께 다시 미래에 후회하지 않을 현재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그 현실과 부딪쳐서 이겨낼 수는 없을까요? 어려운 가정형편과 부족한 실력 또한 친구가 이겨야 할 가혹한 현실중에 하나겠지요. 친구의 고민은 구체성이 떨어지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깜깜한 상황에 좌절한 채 아픔을 호소하는 것과 정말 자신의 포부는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고민은 다릅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친구의 열등감이 와 닿았습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들 중에도 훌륭한 일을 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감과 노력이 충만한 사람들이었을 겁니다. 친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커다란 열등감은 두고두고 친구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 것입니다. 물론 가톨릭 신앙을 지켜나가는 데에도 방해가 되겠지요. 친구가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친구가 마음을 다잡길 바라면서 따끔한 조언을 보냅니다. 한켠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열등감을 떨쳐버리고 기쁜 마음으로 교사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친구를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다시 소식 전해주세요. 고길동 신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