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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고민있어요.

작성자 : 비밀이l작성일 : 2008-02-23 16:15:29l조회수 : 6443

신부님 안녕하세요? 인터넷을 배회하다 알게 되었는데 부끄러워서 글을 올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이렇게 써요. 제가 고민이 하나 있어요. 학교 동아리에 관한 고민이에요. 제 동아리는 밴드부이고 이름은 레인보우라고 하는데요, 저는 거기서 보컬을 맡고 있어요. 원래 아는 선배 빽으로 돈 계산만 하는 총무로 들어간 거였는데 신입생 환영회 때 노래방 가서 노는 거 보고 선배들이 보컬을 시켰어요. 여자 보컬은 저 하나예요. 동아리는 다해서 26명쯤 되고 1학년은 그중에 8명인데 남자애들이 6명이고 저말고 완전 잘 안나오는 여자애 한명이 더 있어요. 고민은요... 제가 처음에는 몰랐는데 레인보우가 완전히 잘 나가는 동아리더라고요. 3학년 오빠들 중에 우리학교 4대 천왕이 있어서 팬클럽도 돌아가고 막 그래요. 2학년은 언니들이 기가 세서 학교를 꽉 잡고 있어요. 어느 정도냐하면, 수능보는 날 교문 앞에서 응원할 때 자리다툼이 심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동아리는 자리가 미리부터 교문 바로 앞에 딱 정해져 있어서 아침 일찍 안 나가도 자리다툼 할 필요가 없었어요. 되게 신기했어요. 근데 어느 날은 저희 엄마가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듣고 오셨는지 저한테 "너 레인보우 한다며? 당장 때려치우고 공부해" 그러시는 거예요. 아줌마들한테 안 좋은 애들 집합소라고 완전 소문 다 났다면서. 얼마 전에 1학년 남자애들하고 2학년 언니들하고 좀 안 좋은 일도 있었고, 저도 솔직히 너무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것 같아서 관두고 싶을 때가 있는데 엄마는 당장 안 때려치우면 쪽팔리게 학교까지 찾아온다고 하시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더 깝깝한 건 제가 이번에 또 회장까지 맡아버렸거든요. 원래 남자 회장 하나 여자 회장 하난데, 저 말고 다른 여자애는 욕 엄청 먹으면서도 잘 안나오는 애라서 제가 여자 회장을 맡은 거예요. 제가 그렇게 되기는 싫더라고요. 또 언니들이 "너 계속 열심히 할거지?" 그렇게 물으면 예쁜 말투로 "당연하지 내가 왜 나가" 그랬는데 갑자기 나올 수도 없고.. 아 머리가 복잡해요 신부님. 그리고 고민이 하나 더 있는데요.. 저 노래부르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얼굴이 워낙 안 돼서 가수하긴 힘들겠고, 10억 주고 다 뜯어고친 다음에 가수나 할까 그런 생각 많이 해요.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그것도 고민이에요. 신부님이 무슨 말씀을 해주실지 기대돼요. 상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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