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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도와주세요.

작성자 : 스콜라스티카l작성일 : 2007-06-13 19:19:03l조회수 : 7537

신부님. 저는 청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생도 아닌 그저 20대 후반의 소위사람들이 말하는 노처녀 입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혼자만 갖고 있다가 이곳저곳, 도움을 청하던중 이런 상담 장소를 찾아 혹시나 도움을 받을수 있을까 하고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늦은 나이에 유학을 결심 했습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이별도 결심했구요...제 인생에 있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큰 결정을 내린것 입니다. 10명이면 10명 모두가 그러더군요, 학생 비자 받는거 어렵다고... 저는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주님이 제게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비자를 받았거든요..) 남들은 쉽게 말하죠... 그저 평범하게 사는게 최고라고... 그렇다고 남다른 특별난 재주가 있는것도 아니면서 왜 힘든 것만 찾아서 하려고 하느냐고....그냥 제 주어진 몫만 다 하면서 살아도 힘든 세상이라고...다 때려 치우고 시집이나 가라고...멀쩡한 신랑감 놔두고 왜 사서 고생을 하려고 하느냐고..그리고 그 나이에 더이상 부모에게 짐이 되면 안되지 않겠느냐고.... 사실 제겐 많은 돈은 없습니다. 당장 기숙사와 학비를 합해 미국가서 3달을 버틸정도는 되지요. 그런데 그후 대학원을 가기위한 입학금이나 다른 돈은 준비가 안되있습니다. 저는 열정만 가지고 생각했죠. 남들처럼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그렇게 충분히 할수 있을 거라고....힘들지만 해보겠다고... 이제와서 비자가 나와서 막상 본격적인 준비를 하려고 하니 모든 식구들이 다 만류를 하고 있습니다.. 욕심은 그걸로 그냥 끝을 내라고....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능력도 안되면서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할수 있었는지 저도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진 열정만으로는 공부하면서 일한다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란걸 알았어요. 미국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미국에 있는 2세들을 위해서 도움을주고 싶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겪고 있고, 얼마나 부모들이 아이들을 헤아리지 못하는지 너무도 절실히 느꼈거든요... (지난 6개월동안 미국에 계신 부모님께 다녀왔어요....부모님은 거기서 레스토랑을 운영하시는데,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부모님도 좀 힘들어 하시거든요....) 전공과는 다른 공부를 지금 다시 시작하겠다는게 조금 무리인건 알고 있습니다. 그치만 나이가 큰 문제가 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이것저것 유학생에게 학비를 빌려줄 만한 곳을 알려줬어요. 그런데 그 친구 사무실에 있는 친구가 그 친구가 천주교인이면 성당에서 도움을 받을수 있을거란 이야기를 했데요. 미국에 있는 유학생들이 천주교를 통해서 학비를 보조받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자원봉사나 종교활동을 하는것이 기본이 되는 것 이구요... 자세한 내용을 찾고 있는데, 좀처럼 쉽지가 않아서요.... 아주 까다로은 조건이겠죠? 예를들면 성당에서 활동을 많이하거나, 봉사를 열심히 한 사람에 한에서 추천을 해준다거나 뭐 그런.... 교인이기 앞서 한 사람으로써 길을 찾고 있는데, 조금 창피 하기도 합니다...매주 성당에서 미사보는거 말고는 도움준게 없는내가 이제와서 도움을 청할때는 내 생각만 하는거 같아서.... 신부님... 제가 무리한 꿈을 꾸고 있는 걸까요? 이대로 그냥 남들처럼 시집가서 그저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약속했지만, 지금 부모님 없이 반쪽 결혼을 하고 싶지도 않구요...젤 중요한건 그 사람과 평생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그 사람이 제게 과분하고 좋은 사람이란걸 알지만 그 사람까지 불행하게 만들까봐 겁이나요.. 사실 사귄지 오래되서 저에겐 그냥 친오빠같은 느낌이 더 크거든요. 이런 기분으로, 단지 책임감으로 결혼이란걸 해야 한다는게 저한테는 너무 큰 모험인거 같애요. 집안 사람들이 다 그사람을 좋아하고, 결혼하길 바라지만, 제 인생이고, 제 결혼인데 그냥 묻혀가듯이 그렇게 살고 싶진 않습니다... 제가 어떻게 결정하는게 옳을까요... 아무도 그 답을 알지는 못하겠죠...물론 신부님께 답을 주세요..하는건 아니에요...그냥 제가 너무 내 욕심만 부리는게 아닌건지... 신부님.. 앞뒤없이 너무 복잡한 편지라 정리가 안되실것 같네요.. 바쁘시겠지만 꼭 답장 보내주세요...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주님의 은총이 항상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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