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스 투 성가에 대해 의문이 있는 토마스 친구에게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9-06-30 15:04:01l조회수 : 9276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Eres tú' 성가를 통한 궁금증을 가지고 다시 한번 고길동 상담실을 찾아주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지금은 제대하여 본당 청년 활동도 계속 하고 있다니 사제인 제게는 더욱더 반가운 소식이고 또한 기쁨이 됩니다. 또 생활 안에서 요즘 젊은이들과 달리 가요보다 생활 성가를 더 좋아할 만큼 하느님을 가까이 하고픈 토마스 친구의 마음과 신앙심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됩니다. ‘Eres tú' 성가는 감미로운 멜로디 때문에  군인성가 책이나 교구에서 출판하는 책에도 기재할 만큼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며 오랫동안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이 원곡은 이미 알아보았던 봐와 같이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마음과 이별에 대한 슬픔을 담은 곡 등으로 유행했던 가요에 ‘주님의 기도’ 가사를 붙인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들 사이에서는 세속적인 가사가 담긴 원곡에 주님의 기도를 옮긴 것이 문제라서 미사 때 부르지 않는 것으로 흔히들 알게 되었지요. 미사 때 부르는 주님의 기도와 같은 전례 성가는 공식예식에서 부르는 노래이기에 선율보다는 가사(전례문)가 더 중요합니다. 전례문인 ‘주님의 기도’를 미사 때 성가로 부르게 된다면  전례 성가이기 때문에 선율을 맞춘 가사와 기도문의 내용이 일치해야합니다. 따라서 ‘Eres tú'는 전례문과 가사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미사에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 교회의 문헌인 전례헌장 중 ‘성음악 훈령’ 제35조에는 이렇게 실려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사제와 백성이 함께 노래하는 것이 타당하다. 만일 라틴어로 노래할 경우 이미 인준된 멜로디를 사용할 것이고 만일 모국어로 노래하게 되면 곡조는 관할 지방 권위자(주교회의)의 인준을 받아야한다.’ 따라서 여러가지 이유로  ‘Eres tú'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인준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www.cbck.or.kr), 가톨릭 굿뉴스(www.catholic.or.kr)자료실을 이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토마스 친구가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답이 되었는지요. 전례의 궁극적 목표는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을 위함입니다. 하지만 전례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신앙행위의 차원을 넘어 공동체의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체의 기도가 됩니다. 그러기에 전례 안에는 가톨릭교회 공동체가 믿고 가르치고 행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토마스 친구의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전례에 참여하면서 가톨릭교회 공동체를 더욱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합니다, 당신의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늘 당신을 찬양하리니.’(시편 84, 84) 하느님 사랑 안에 늘 그분께 찬미드릴 수 있는 토마스친구가 되길 기도하는 고길동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