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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안나에게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7-06-21 17:41:47l조회수 : 6713

안녕하세요? 고길동신부입니다. 그 동안 햇살지를 통해 간접적이지만 저를 만나다가 직접 자신의 얘기를 통해 안나를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접하게 된 새로운 주위 환경과 사람들 안에서 적응하면서 지낸다는 건 누구에게나 쉬운 건 아닙니다. 변화 라는 건 익숙함에서 벗어나 또 다른 것을 받아들이며 적응해 가야하고 그것이 나 혼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의 설렘보다는 점점 그 설렘이 부담으로 그리고 고민으로 더 크게 와 닿게 됩니다. 저는 안나의 일상생활 그리고 학교에서 친구와의 생활 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안나의 생각을 들으면서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한 걸음 한 걸음 나가고 있는 안나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나야! 요즘은 그 친구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짝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눈에 보여도 표현하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그것을 그냥 넘겨 훌훌 털어 버리고 그 친구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안나가 여유를 갖고 상황을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기에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나가 공책 필기나 여러 가지 상황에서 속상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건 단지 안나가 소심해서 그리고 속이 좁아서 그런 건 아니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그런 상황이라면 안나와 같은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안나가 그런 말을 했었죠? 그 친구와 안나가 라이벌이라고...... 안나는 라이벌이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나요? 라이벌은 기본적으로 경쟁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단지 어떤 과정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자신의 발전에 얼마든지 도움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경쟁을 한다는 건 자신이 항상 끊임없이 생각하고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신의 내적인 마음의 그릇이 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아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자극이 될 수 있는 거죠. 안나는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 알죠? 저는 지금 안나가 그 친구에게 갖고 있는 마음을 “선의의 경쟁”으로 좀더 생각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 상황에서 안나는 충분히 그런 마음을 갖고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안나가 그런 마음을 가져도 계속 반복되는 그 친구의 공책을 빌려 달라는 말이나 다른 행동들을 보면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안나가 정말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의 표현을 좀더 적극적으로 솔직하게 하는 것이 그 친구에게 혹시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겠지만 좀더 시간이 지낸 뒤에 봤을 때 결코 현재의 그런 방법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 ...야! 오늘은 내가 빌려주는데 오늘부터라도 너도 조금씩 노트 필기를 좀 했으면 좋겠는데” “... 야! 네가 노트 필기하는 게 어려우면 내가 알려줄 수 있으니까..” “나도 써야 하는데 네가 자꾸 빌려 가면 내가 필요할 때 못 볼 때가 많아..”등의 그 친구에게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솔직하게 하는 것, 만약 직접 말하는 게 좀 어렵다면 작은 쪽지에라도 적어 표현을 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안나가 이사를 하고 새로운 곳에서 느끼는 뭔가 다른 분위기에 대해 겪게 되는 것들...앞에서도 제가 얘기했던 것처럼 새로운 것에 적응하면서 익숙해 지는 건 쉬운 게 아닙니다. 마치 익숙했던 신발을 버리고 새로운 신발을 신었을 때 아무리 좋은 신발이라고 해서 그 신발이 나와 하나의 몸처럼 익숙해 질 때까지는 발도 아프고 때론 피도 날 수 있고 그렇게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다 보면 그 신발 역시 전의 신발과 같이 편하게 신고 다닐 수 있게 되죠. 누구는 핸드폰 요금이 이렇고 생일 파티가 어떻고......다를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나는 안나만의 살아왔던 방법이 있고 그 아이들은 그 아이들만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얼굴이 다 다르고 성격이 다른 것처럼 말이죠. 안나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끔 그것이 내 것과, 내가 가진 것과 비교되는걸 보면 많이 속상함을 느끼는 건 감출 수 없는 솔직한 감정 중에 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 그런 부분을 많이 느끼면서 지내 왔기에 안나의 얘기가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나야..그 아이들이 갖고 있는걸 안나가 갖지 못한다고 해서 안나가 행복하지 않고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인가요? 그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눈에 보이는, 밖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그 개인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안나야! 지금 안나가 자신에게 사소한 것이고 작은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앞으로 큰 보물이 될 수 있습니다. 보물은 잘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것이 발견되서 보이고 갖게 될 때 더 소중하고 그 가치는 그 누구나 평가할 수 없는 겁니다. 안나야....얼마 전에 제가 신문에서 그런 글을 봤어요. 아마 안나도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미국에 영화배우“톰크루즈”알고 있죠? 톰크루즈 하면 세상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잘은 몰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름 일 것이고요. 그런데 그렇게 유명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그 배우에게는 글을 읽지 못하는 “난독증”이라는 병(글을 읽지 못하는 병)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가진 장애로 자신을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그 모든 그것을 극복하고 모든 대본을 외우면서 자신을 개발했습니다. 안나야...안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그분의 작품입니다. “그래도 야훼여, 당신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는 진흙, 당신은 우리를 빚으신 이, 우리는 모두 당신의 작품입니다.”(이사야64:7 ) 그리고 안나야 언제든 힘들고 지치면 성당에 찾아가 지금 그랬던 것처럼 주님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힘들 때만 찾는 것 같아서 염치없다고 했죠? 하지만 주님께서는 안나가 생각하는 것만큼 이런저런 판단으로 사람을 사랑하시고 받아 주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안나의 곁엔 항상 주님께서 항상 함께 계십니다. 안나야! 힘내고 언제든 얘기를 나누고 싶을 땐 또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혹시 메일로 얘기를 나누고 싶다면 fathergo@hatsal.or.kr 로 보내세요. 그럼 점점 더워지는 날씨 건강 조심하세요. 안나의 친구가 되고 싶은 고길동신부 야훼여! 당신은 곧 나의 등불, 내 앞에서 어둠을 몰아 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담이라도 뛰어 넘을 수 있고 나의 하느님께서 힘이 되어 주시면 못 넘을 담이 없사옵니다. (시편18: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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