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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단식, 고백성사에 대해 궁금증을 지닌 세실리아에게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8-06-10 17:59:44l조회수 : 6437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조금은 어두워 보이기도 하는 세실리아의 편지를 읽으며 세실리아에게 마음의 평화주시기를 청하는 기도를 했습니다. 세 가지 질문을 해주었군요. 고통에 대하여 질문을 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고통의 순간이 오면 하느님을 원망하고,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이겨내려는 용기와 담대함보다는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나를 이렇게 미워하십니까?'하는 질문을 던지며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잘못이나 죄의 댓가로 고통을 내려 벌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서 속에서도 그렇듯 무한한 사랑 그 자체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인간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십니다. 그것은 그 고통을 통해 극복하고 이겨냄으로 해서 한 층 성장하고, 더욱 하느님께 의탁하고 다가가는 모습, 그 안의 행복을 알게 해주시려는 까닭입니다. 세실리아. 하느님은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시련을 주십니다. 그것은 쇠가 제련되어 쓸모있게 되기 위해서는 용광로라는 뜨거운 불에 담궈짐으로서 이루어지는 것 같이 말이지요. 그러니 하느님의 시선속에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와 고통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지요.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쉽고 평이한 길로 이끌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긴 시선,,, 80, 90년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그 인간이 겪어야 할 사춘기, 중년기, 갱년기, 노년기.. 이 긴 삶의 여정을 살아갈 힘을 고통을 극복함으로써 인간에게 그 항체, 저항력을 주시려는 하느님의 섭리중에 하나이지요. 그래서 하느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보다 깊고,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이 생각하는 현재라는 초점을 뛰어 넘어 노년을 넘어, 죽음이후의 영원한 생명까지도 배려하시는 그 사랑입니다. 이를 위해 당신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인 예수님을 제물로 보내신 것이지요. "그 사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제물로 보내주신 것입니다(1요한 4,10)" 제가 너무 어렵게 대답하지는 않았지요? 혹시 더 알고 싶으면, 바오로딸 출판사에서 출판된 송봉모 신부님의 '고통 그 인간적인 것'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번째 단식과 금식에 대해 물었지요? 기본적으로 두 단어의 의미의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교회적으로 성경이나 가톨릭대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는 기본 단어는 '단식'입니다. 우리가 '단식재를 지킨다'고 말하는 것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고난받고 죽으신 예수그리스도의 죽음을 생각하며 죄와의 사슬을 끊고 자신을 완전하게 그리스도께 봉헌하기 위해 음식의 양과 종류를 제한하고 지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렇게 한 단식은 하느님에 대한 순종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단식으로 절약된 음식을 가난한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합니다. 전체 교회가 단식재를 지켜야 할 날은 재의 수요일과 부활 전 성금요일입니다. 신자 중 21세 이상 61세 이하의 모든 신자들은 이를 지켜야 하며, 다만 신체가 허약해서 단식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제외됩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그것이 법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서 속에도 말씀이 있듯 회개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나에게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마태 12,7-공동번역)'" 세번째로 질문한 고백성사에 대해서는, 고백성사는 단순히 고백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 생각나는대로 죄의 목록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고, 준비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합니다. 그것은 성찰-통회-고백-보속의 4단계로 이루어지는데 고백성사 전 먼저 양심적으로 자신의 생활을 성찰하여 지은 죄를 생각해 내고, 그 죄를 깊이 뉘우치는 통회를 하며, 다시는 이같은 죄에 빠지지 않기로 회심하고 나서 죄의 고백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제는 사죄를 하고 보속을 줍니다. 고백성사는 그 때 받은 보속을 실천하는 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세실리아의 경우 고백성사를 볼 때 자꾸 울음이 나와 고민이 된다면 성찰, 통회의 과정에서 자신에게 발견된 죄의 목록을 적어가지고 고백소에 들어가서 신부님께 말씀드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감정이 불안정해지면 아무리 성찰, 통회의 과정을 깊이 있게 거쳤더라도 생각한 것들 모두를 고백하기엔 힘들 수 있을테니까요. 눈물은 하느님의 은총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흘리세요.. 그러나 잘 나 자신을 성찰해보면 그것이 습관인지, 아니면 감정의 복받침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바라보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저절로 나온다면 회심의 한 표시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지은 죄 힘겹도록 무거우나 당신은 그것을 씻어주십니다.(시편 65,4)" -공동번역 신부님의 답변이 세실리아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궁금함이 생기면 언제든 와서 이렇게 이야기해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세실리아의 친구 고길동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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